일상 탈출...
남이섬 할아버지. 남이섬. 춘천시(春川市) 본문
남이섬 할아버지. 남이섬. 춘천시(春川市). 강원도(江原道)
'남이섬 할아버지' 숲이 되다
40년 섬 가꾼 민병도 옹 별세
반평생을 숲 가꾸기에 헌신해 온 오늘의 '남이섬'을 일궈 낸 한 은행가가 남이섬 숲에 잠든다. 지난 5일 세상을 떠난 고 민병도씨(90)의 유족들은 40여년간 정성을 바쳐 남이섬을 가꾼 고인의 뜻을 기려 오늘 8일 유골을 화장해 절반은 청주 선영에 모시고, 나머지 절반은 고인의 손때가 묻은 남이섬 숲에 봉분없이 안치하기고 6일 결정했다.
65년 섬 사들인후 나무심고 새 불러들여
유골 일부 숲 안치... "절대 개발말라" 유언
남이섬의 녹지비율을 2배 이상 높여 '생태섬'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남이섬을 관리하고 있는 (주)남이섬측도 "고인의 호을 딴 남이섬 내 정원 '수재원'에 동상을 세우고 올해부터 5년간 식목일마다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 이후 섬의 상징이 된 메타세쿼이아를 100그루씩 심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1965년 한국은행 총재직을 그만두면서 퇴직금 등을 모아 남이섬을 사들였다. 경춘가도를 달리다가 강에 떠있는 반달 모양의 섬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육지였다가 청평댐이 완공되면서 섬이 된 이곳에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 잣나무, 전나무, 백자작나무, 능수벗나무 등을 심었다. 잔디밭을 가꾸어 8홀짜리 골프장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천혜의 자연을 '놀고 즐길' 요량으로 꾸민 게 잘못이었다고 뉘우쳤다. 손자 경혁씨는 "숲을 아름답게 가꿔 후세에 물려주자며 1년뒤 골프장을 치우고 나무 심는 데만 주력하셨다"고 전했다. 3년 뒤에는 경기 수원 서울농대 수목원에 찾아가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가져다 심기 시작했다.
숲을 꾸미는 데는 한국은행 근무시절, 미 군정청 재정담당관 자격으로 만나 동생처럼 지낸 천리로수목원의 고 민병갈 원장이 조언자 역할을 했다. 고인이 심은 묘목은 어느덧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 13만평 섬을 가득 채우며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천연기념물 미선나무와 백진달래 등 300여종의 나무 가족과 청설모, 다람쥐가 뛰놀고 지난해에는 천연기념물인 크낙새도 발견됐다.
고인은 임종 열흘 전인 지난달 23일 남이섬을 마지막으로 찾았다. 그는 '한류 열풍'으로 손님이 북저대는 섬을 보며 마음에 걸린 게 한가지 있었는지 (주)남이섬 강우현 사장에게 더듬더듬 한마디를 남겼다. "섬 숲에 새가 많았으면 좋겠다. 개발을 하지 말고 꽃과 나무를 잘 가꿔라."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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